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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날
미하시 생일축하 합작에 낸거 # 20 봄은 회전목마의 말처럼 자꾸만 자꾸만 돌아왔다. 미하시는 거기에 타지 않았다. 미하시 렌의 기록 [5월 13일] 비가 많이 왔다. 로드워크 대신 실내에서 계단뛰기와 줄넘기를 했다. 낮에도 밤처럼 어둑어둑하고 천둥이 계속 쳤다. 어머니가 차로 데리러 와주셨다. 무서워. [5월 14일] 새벽에 엄청난 소리로 천둥이 쳤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 같았다. 아침에는 다행히 비가 그쳤지만 땅이 젖어 있어서, 오늘 아침연습까지는 실내에서. 등교길에 자전거 바퀴가 미끄러졌는데 모르는 사람이 잡아줘서 넘어지지 않았다. 인사하려고 했는데 가버렸어... 좋은 사람! [5월 15일] 누가 자꾸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ㅇ 말도 안 돼 [5월 16일] (공백) [5월 17일] 잊어버리기 ..
하루나 모토키, 대학 2학년, 프로선수.반월판이 또 나빠졌다. 아무래도 한 번 다쳤던 곳이라 금방 피로해지는 것 같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고, 구수 제한을 없애고 운동량이 더 늘고 하면서 약간 부하가 걸린 듯하다. 병원에 착실히 다니면서 회복하면 되는 거였지만, 하루나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ㅡ타카야. 대학에 와서는 야구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뭐가 그렇게 바쁜지. 얼굴 보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자신도 프로야구 선수 스케줄로 치면 한가하게 아베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껏 짬을 내서 만나게 되면 아베는 더 바쁜 모습으로 잠깐 얼굴만 비추고 사라지곤 했다. 미안합니다, 수업이 있어서. 과제 때문에 모임에 가야 해서. 타카야 너 임마, 부르니까 오..
미하시가 아침 연습에 오지 않았다. 미하시의 엄마에게서 감독이 연락을 받아, 미하시가 밤새 아파 병원에 들렀다 온다는 것을 전했다. 아파? 어디가 얼마나 아프길래? 의문과 걱정으로 술렁이는 야구부원들 사이에서, 누구보다도 당황한 것은 아베였다. 감기인가? 어디 아픈 기색은 없었는데. 자신이 놓친 부분이 있는지 열심히 생각했지만, 연습을 빠져가면서 급하게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아픈 곳이 있었는지는 아베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ㅡ미하시, 무슨 일이야? 어디가 아파? 아침연습이 끝나자마자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다. 혹시나 해서 타지마나 하나이에게도 확인해 보았지만 마찬가지로 아무 소식도 없었다. 아베는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어, 아침에 넣어온 작은 틴케이스를 만지작거렸다. 슌이 전날부터 화이트데이를..
일기예보는 저녁쯤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점심시간에 이미 하늘이 어두워져 있었다. 비는 아직 오지 않지만, 구름이 모여들고 있는 건지 하늘색이 점점 탁해진다. 아침에 희끄무레했던 하늘은 점점 누런색이 더해지고 있었다. 공기도 왠지 차고 축축해진 기분이 든다. 어제와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데도, 하나이는 유난히 어수선한 분위기에 정신이 없었다. 점심시간이라 여기저기서 서로 다른 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좀 이상하지 않냐, 하고 운을 떼려고 돌아보자 아베는 책상에 엎드려서 자고 있다. "하-나-이ㅡ" 교실 밖에서부터 또렷하게 들려오는 큰 목소리는,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타지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미하시가 붙어 있다. 오늘은 둘이서 웬 무릎담요를 나눠 두르고 왔다. 별로 크지도 않은 걸 양쪽에..
여름은 지독하게 뜨거웠다. 풍경은 내리쬐는 볕에 새하얗게 타들어가는 듯 보였다. 아주 작은 먼지들이 여기저기 떠다니다, 햇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나곤 했다. 건조했다. 바싹 마른 볕의 냄새가 났다. 매미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우주에 떨어진다면 이런 느낌일까. 너무 조용해서 귀가 먹먹했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미하시에게는 그런 외로움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게 무엇이라고 깨닫거나 이름을 붙이기도 전에, 그는 이런 진공상태를 몇 번이나 겪어 왔다. 눈으로 분명히 보고 있는 익숙한 주변 풍경이 자꾸만 희게 탈색되어 갔다. 그러면 자신은 반투명한 그림자처럼 희미해져서, 아마 이대로 사라져버리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특히 중학교 시절에 몇 번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