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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날
아베는 의외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야구 말고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일 거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일상 생활은 가능하고, 본인 스스로가 둔감한 탓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머리도 좋고. 하지만... 무세미를 씻고 (그 많은 걸 어떻게 씻어왔는지 그것도 능력이다)그냥 놔두면 되는 만두를 깔짝거리다가 다 헤쳐놓고계란을 깰 때는 곱게 못 깨서 꼭 박살을 내고 (왜 흰자를 흘리는걸까, 왜 계란 속에 손가락을 박는걸까) 설거지를 시키면 언더셔츠 앞자락이 흠뻑 젖는다. 아마 요리에 관심이 없는 만큼 개념 자체도 안 잡혀 있는 것 같다. 양념은 뭐고 왜 있는지, 물은 왜 넣는지, 그런 거. 카레는 레토르트가 있는 줄이나 알지 가루로 돼 있는 건 처음 봤다고 했다. 미하시가 익숙하게 카레 가루를 ..
사이타마에 와서 처음 맞는 겨울이다.군마에서 두 시간 정도니까 사실 기후가 달라질 정도의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야구로서는 시즌오프 계절이기도 하고, 슬슬 연말도 다가와, 니시우라 야구부도 송년회 비슷한 자리를 만들었다. '엄밀하게' 송년회라고 이름붙인 건 타지마였고, 그런 자리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하고 멋지게 말한 건 하나이였다. 물론 고등학교 1학년 아이들로서는 송년회라고 해 봤자 연습 끝나고 밤에 우르르 몰려다니던 것과 실상 다를 바가 없었다. 편의점 대신 좀더 비싸고 맛있는 걸 먹고 노래방에 가는 정도였지만,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번화가에 나와 있다는 것만으로 그들에게는 파티였다. ㅡ미하시, 같이 갈 거지? 놀러 가자! 같이. 미하시는 그 말들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여름이 다 지나가고, 한두 명씩 등하교길에 재킷을 챙겨오기 시작했다. 해가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해, 아침 연습에 갈 때나 저녁 연습에서 돌아올 때 조금씩 하늘이 어두워져 갔다. 그날도 저녁 연습을 마치고, 아베는 언제나처럼 미하시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했다. 편의점에서 구운 달걀도 하나 챙겨 주고, 비타민도 하나 사서 안겨줬다. 아베는, 나, 괜찮..아!! 라고 말하는 미하시에게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 바람이 슬슬 쌀쌀해지잖아. 감기 걸리지 마. 그리고 아베 자신도 핫도그 하나를 사 크게 베어물었다. 그리고 새벽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다 토했다. 위를 손으로 쥐어짜는 것처럼 압박이 왔다. 밤새 토해서 뱃속이 텅 비었는데도 자꾸 속이 부대꼈다. 아베는 등을 둥글게 말아 배를 껴안고 웅크렸다. 몸을 웅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