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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FF14 (8)
찢긴 날
======================3.0 스포====================== 오르슈팡이 웃으라고 했으니까 강박적으로 지킨다. 그건 유언이다. 유일한...너를 잃어서는 안 되니까. 자살도 할 수 없다.다만 그는 웃어 보이는 것이 무의식 중에도 가능하게 됐다. 아이메리크는 그 현장을 함께한 만큼 그를 꿰뚫어보기가 쉬웠다.그가... 오르슈팡 경이, 이걸 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위가 아팠다. 보렐 경... 아이메리크를 마주하는 것이 거북했다. 같은 상실을 겪은 데다가, 목적한 길이 있는 만큼 거침이 없다. 그와의 화제는 돌리고 돌려도 상처에 아프게 들러붙은 굵직한 일들일 수밖에 없었다. 오르슈팡의 장례를 채 끝내기도 전에 편속성 크리스탈에 대해 이야기하고, 눈앞에서 에스티니앙이 날아가버린 ..
슬픔, 좋다. 그런 것이라도 있었던 날이 좀더, 낫지 않았을까?모르겠다.아무튼 그에게는 지금 아무 것도 없다. ......라는 것을 입 밖에 낸 적은 없다. 그의 작고 어린 친구들이 들으면 서운해할 테니까. 하지만 존재감보다는 상실의 크기가 더욱 큰 법이다. - 그는 울지 않았다.언젠가는 입술이 열로 얼얼해질 만큼 물어뜯으며 참은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이제는 정말로 어떤 감각도 스치지 않는 것만 같다. 그는 그저, 눈에 띄게 어깨를 늘어뜨리는 아이메리크에게 보이기 위해 미소지었다. 천 년의 역사를 끌어내 패대기친 이슈가르드의 권력자는 믿을 수 없게 강인했다가도 사소한 곳에서 알기 쉽게 초조해한다. 오랜 친구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에는 지극히도 덤덤한 표정을 지으면서, 모험가가 제 말에 얼른 웃어주지 않..
그가 강하게 주장할 줄 아는 것은 '졸리니까 이만', '오늘은 쉴게', '안 갈래'와 같은 것들밖에 없었으므로, 원했든 원치 않았든 어떤 힘을 갖게 된 자로서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모험가님, 좀 도와주세요. 당신이라면 쉽게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거기에 '난 모험가가 아니야'라고 몇 번이나 속으로 대꾸하면서도, 그는 투박한 금속 부츠 따위를 끌면서 각종 잡일에 끌려 나가곤 하는 것이었다. 달리 뿌리내린 곳 없이 이리저리 밀려 다니는 생활을 보고 모험이라고 이름붙인다면 또 그럴 만도 했다. 오늘 나의 방황은 누군가의 그리던 내일의, 이야기 속의 용병 같은 낭만이렷다. 최소한 모험가로서의 장비는 울다하의 여관에서 호의로 건네 준 가죽신보다는 발이 덜 아팠다. - 야만신이라니, 이..
최소한 숨이 돌아온 것은 험한 길 위의 어느 초코보 마차에서였으나, 사실 그는 그 위에서 사람들이 몇 마디 말을 걸고 삭막하지만 광활한 풍경이 지나쳐 간 그 시간을 기억하지 못했다. 단지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구토감이 섞인 피로 속에서 "에테르 멀미를 하는구먼"이라는 말이 귀에 스쳤을 뿐이다. 그는 그 초코보 마차의 종착점인 도시에 내려졌고, 주변을 둘러보기 전에 쓰러졌다. 이 도시는 모험가가 많지. 너 같은 부랑자는 특별한 일도 아니라고, 여관을 겸하는 모험가 길드를 지키는 사람들이 말했다. 하지란은 아무렇게나 걸쳐 입었던 검은 재킷 상의와 익숙한 평상복, 그리고 어둡게 타들어간 눈가의 그림자만을 가진, 부랑자였다. 신발은 어디로 날아갔는지, 여관 침대 발치에는 본 적 없는 싸구려 가죽신이 놓여 있..
* 3.0 창천의 이슈가르드 스포 주의 그가 사랑한 이슈가르드가 부옇게 지워진 안개 속이었다. 눈은 그쳤지만 꼭 눈발 같은 새하얀 노이즈였다. 입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비현실감의 한가운데에 가장 믿지 않으려 했던 비석만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넘겨짚어 위로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상냥하게도, 이런 날씨 속에서도 길을 잃지 말라고…….’라고 말할 만하다. 실제로 어제인지 그저께인지에도 타타루가 그렇게 말했고, 어떻게든 힘이 되어 주려는 어린 라라펠의 말에 모험가는 옅게 웃어주기만 했다.글쎄, 네 비석을 찾아가는 길까지 밝혀 주려고? 한숨조차 나오지 않는 한심함에 모험가는 보는 눈 없는 허공에 고개를 저었다. 불특정하고 적당히 특정한 다수를 위하여 고인은 십일 년을 헌신했다. 그러나 그 대상에 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