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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날
속눈썹 “너, 속눈썹 기네.” 심드렁하게 잡지를 뒤적이던 아오미네는 아래에서 똑바로 세운 손가락과 함께 목소리가 올라와, 시선을 아래로 했다. 자기 허벅지를 베고 누워서 카사마츠가 빈둥대고 있다. 앞쪽에 TV를 켜 놓긴 했지만 그걸 보고 있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카사마츠는 검지손가락을 뻗어 아오미네의 눈가로 가져갔다. “그래?” “안 그렇게 생겼는데.” “그렇게 생긴 게 뭔데.” 끝이 단단한 손가락이 거침없이 아오미네의 눈꺼풀을 훑는다. 가늘게 뻗은 아오미네의 눈매는, 자세히 뜯어보면 뜻밖에 섬세하다. 일부러 힘을 주고 있지 않다면 완만한 곡선으로 끝이 올라가는 외꺼풀에, 남자치고는 속눈썹이 길고 숱도 많다. 그러고 보면 그 위, 눈썹도 곱게 가늘다. 이런 건 아예 타고나야 한다는 걸, 억세고 굵은 눈썹..
황립 전력 60분 '중학생' 키세 료타는 또래보다 먼저 많은 것을 경험하는 편이다. 어린 나이에 모델 일을 시작한 덕에 연예계 쪽 일들은 물론이고, 그런 사회 생활에 따라오는 사소한 것들도 당연한 듯이 알게 됐다. 나이 차이가 좀 있는 삼남매의 막내이기도 하고 또 선천적으로 습득 능력이 좋다는 조건도 있다. 그래서 키세는 이제 갓 중학교 1학년이 끝난 어린아이면서도 휴일에는 형아처럼 보이는 재킷에 쿨시크한 슬랙스, 거기에 슬립온을 신을 줄 알고, 탄산음료를 좋아하지만 카페에서 여유롭게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물론 그런 순간순간에 중학생 특유의 허세가 가득한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아했다. 그 날도 키세는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려다가 시부야의 한 카페에 들렀다. 워낙에 붐비는 동네여서인지 ..
가벼운 것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날이 있다. 들숨 날숨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워 의식조차 안 되는 것이, 어느 날인가는 약속도 없이 끔찍한 자극이 된다. 꽃잎보다도 보드라운 말 한 마디가 예리한 둔기처럼 강하게 심장을 찢는다. 그것이 공격이 아니더라도, 자기를 향한 게 아니더라도. 안팎으로 멍들고 찢긴 몸은 야위어서 후들거렸다. 오늘은, 비. 유리창에 굵은 비가 떨어졌다. 후둑후둑 하는 소리가 점점 확장되어 무시무시하게 창문을 두드린다. 그것은 너무 잦고 촘촘한 나머지, 구름만큼 커다란 냄비에서 기름이 팔팔 끓는 소리처럼 들리기에 이르렀다. 놀라서 창문을 올려다보자, 커다란 기둥 같은 것들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다. 미처 깨닫지 못한 어딘가에서의 잘못을 단죄하듯이. 카사마츠 유키오는 그에 순응하기로 했다...
2008년, 조금 추워진 어느 가을날. 카사마츠는 또 배가 아팠다. 아니, 아프다고 했다. 농구부 연습을 하루 쉬고 학교에서 지정한 병원에 가서 예방접종을 받으라는 지시를 받고 나서부터였다. 독감 같은 거 걸려서 한심하게 연습 빠지면 안 된다. 한 명도 빼놓지 말고 주사 맞고 와. 감독도 3학년 주장도 그렇게 당부했다. 카사마츠는 7교시 수업이 끝나갈 때쯤 안색이 눈에 띄게 안 좋아지더니 점점 앞으로 엎어져서 종례 시간에는 아예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옆 분단 조금 뒤쪽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모리야마는 코보리에게 슬쩍 눈짓했다. 쟤 왜 저래. 코보리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입술만 움직여 보였다. 뻔하지 뭐. "카사마츠, 뭐해? 종례 끝났어." 종례가 끝나고 학생들이 짐을 챙겨 교실을 나가는 소란 속에서도..
"아아아아, 아파, 아파." "아플 만 하지!...요. 붓겠네, 이거. 입 좀 벌려 봐요." 카가미 타이가의 맨션, 소파에 억지로 앉혀진 카사마츠 유키오는 참 못난 꼴을 하고 있었다. 덜 진정돼서 어깨까지 들썩이는 호흡 하며, 살짝 피가 비치는 입술 끝. 거기다, 빨개져서 너덜너덜해진 뺨까지. 제 앞에서 구급상자를 펼쳐놓고 바쁘게 움직이던 카가미의 손이 그 뺨에 닿자마자 못난 비명을 터뜨린다. 카가미는 몇 번 써 보지 않은 구급상자에서 뭘 꺼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손가락으로 이미 조금 부풀어오르기 시작한 카사마츠의 입술을 벌렸다. 카사마츠가 어깨를 움찔하면서 기함한다. "시, 싫어!" "아니, 무슨 병원 온 꼬마도 아니고... 피 나잖아, 요! 빨리, 아-" "......" 싫은 건 싫더라도 자기 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