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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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14

haz 0x

motschi 2017. 8. 12.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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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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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슈팡이 웃으라고 했으니까 강박적으로 지킨다. 그건 유언이다. 유일한...

너를 잃어서는 안 되니까. 자살도 할 수 없다.

다만 그는 웃어 보이는 것이 무의식 중에도 가능하게 됐다.




아이메리크는 그 현장을 함께한 만큼 그를 꿰뚫어보기가 쉬웠다.

그가... 오르슈팡 경이, 이걸 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위가 아팠다.




보렐 경... 아이메리크를 마주하는 것이 거북했다. 같은 상실을 겪은 데다가, 목적한 길이 있는 만큼 거침이 없다. 그와의 화제는 돌리고 돌려도 상처에 아프게 들러붙은 굵직한 일들일 수밖에 없었다. 오르슈팡의 장례를 채 끝내기도 전에 편속성 크리스탈에 대해 이야기하고, 눈앞에서 에스티니앙이 날아가버린 충격이 기억으로 받아들여지기도 전에 또 다른 용을 만나게 해 주어야 했다. 차라리 보고서를 쓰는 것으로 이 이야기들을 묶어 처리할 수 있다면. 하지만 아이메리크는 그의 상사가 아니었고, 그렇다손 치더라도 사적으로도 친구가 되고 싶어했다. 




그는 다만 구름바다를 오래오래 내려다보았다.

무엇을 보고 있나?

그는 일단은 당신이 왜 여기에, 와 같은 얼굴로 살짝 눈썹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갸웃해 보인다.

그럴 리 없겠지만...

아이메리크는 어려운 것이라도 부탁하려는 듯이 헛기침을 한다.

위험한 생각은 접어 두는 게 좋아.

그는 그냥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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