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긴 날

[황립+급암] 자국 03 본문

XOVER

[황립+급암] 자국 03

motschi 2016. 2. 10. 20:34

* 이번에도 역시 황립을 지켜보는 급암 주의



  아, 아아아, 아으, , 흐윽, …….


  키세가 며칠간의 출장에서 돌아왔다는 건 카사마츠의 목소리로 알았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가 한층 더 달게 달아오른 숨을 교환하고 노곤하게 잠이 들려던 찰나였다. 보드랍게 지끈거리는 자극에 온 감각이 예민하게 곤두서 있던 탓인지도 몰랐다. 처음에는 깨닫지 못해서 한 줄기의 백색 소음처럼,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질퍽한 물기를 머금어서 괴롭게 들리는 것이 콘크리트 벽을 넘어왔다.


  “이와쨩, 저거…….”


  오이카와가 말을 꺼냈을 때 이와이즈미의 얼굴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여러 부정적인 감정이 마구 뒤섞여서 얼어붙을 듯한 얼굴로 이와이즈미는 속삭였다. 카사마츠 씨.


  “그럼……, 또 키세 군이네.”

  “아마.”


  이와쨩. 목소리와 얼굴을 지나 어깨까지 바짝 굳기 시작하는 이와이즈미를 오이카와가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팽팽하게 긴장한 살갗에 오이카와의 손이 지나가면서 아주 조금 이완된다. 카사마츠의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가 오이카와에게도 좋게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오이카와도 손끝이 아주 조금 차가워질 것 같이, 하지만 이와이즈미보다는 아직 여유가 남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신고할까?”

  “하지 말래.”

  “왜?”


  나쁘게 말 못 하게 하더라고. 이와이즈미는 더 말할 힘도 없어져 가만히 눈을 감았다. 카사마츠는 입술 양 옆이 포진처럼 터지고 눈에는 비명과 울음의 자국이 남은, 누가 봐도 일방적이거나 강제적인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모습이었다. 그게 벌써 며칠 전이고, 오늘이 되기까지 카사마츠를 볼 수 없었다. 소리조차 없었다. 이와이즈미가 방을 대충 청소하는 동안 흐느끼듯이 신음하다가 잠이 든 뒤부터였다. 그리고 처음 낸 기척이 다시 그 아픈 소리라니.


  아으, , , 흐윽, 아아아…….


  “나 아침에 가 볼래.”

  “하지 말라잖아.”

  “저러다 유키쨩 죽으면 어떻게 해.”


  성벽이 어쩌고 하지 않았었냐. 오이카와는 곤두박질칠 것만 같은 이와이즈미의 체온을 감싸안았다. 그가 티 나지 않게 분노를 이로 물어, 뿌득 하는 소리는 이와이즈미의 귀에만 스치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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