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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립/키카사] 카사마츠 생일 2014!

motschi 2014. 9. 14. 01:40


# 0729 인터하이 4강전

 

 

"카사마츠 선배는 어디 갔슴까?"

"아ㅡ 우리 먼저 가래. 남아서 할 게... 야, 키세!"

 

아직 힘이 다 돌아오지 않은 발목이며 무릎이 조금 후들거렸지만 키세는, 방금 나섰던 락커룸으로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전력을 다한 경기에서 지고 나서 바로 그 자리에 혼자 남은 주장이라니. 카사마츠를 혼자 남겨둔 선배들의 뜻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었지만, 키세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분한 마음을 정리하는 건 굳이 지금, 여기가 아니어도 좋을 것이었다. 아무리 졌더라도, 그 책임을 지는 것이 주장이더라도,

 

'...생일을 이렇게 보내는 건 좀 너무하지 않슴까!'

 

내 생일은 인터하이 기간 중이니까 신경 안 써도 돼. 한 달 먼저 자기 생일선물을 잔뜩 받은 키세가 카사마츠의 생일을 물었을 때는 그런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물론 다른 선배들에게 캐물어 정확한 날짜를 알아내긴 했지만, 설마 정말로 토오와의 경기일과 겹쳐버릴 줄이야. 하필 토오와, 하필 아오미넷치와.

 

"선배ㅡ"

 

락커룸 문을 슬쩍 밀어 열었을 때, 키세는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불을 다 꺼서 어두운 락커룸의 한 구석에 쓰러진 듯이 쭈그려 앉은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호흡째로 꽉 눌러 참는 울음소리. 아아, 우는구나. 일부러 큰 소리로 부원들을 다독이던 강한 목소리가, 지금은 괴로운 것을 억누르느라 꺽꺽대고 있다. 키세가 핑 도는 눈물을 삼키면서 조용히 다가가 카사마츠의 등에 손을 올리자, 금세 불규칙하고 폭이 큰 떨림이 전해져 왔다.

 

"선배, 울든지 숨 쉬든지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좋겠슴다."

"..."

 

키세의 손에 카사마츠의 움직임이 잡힐 듯이 전해져 왔다. 우는 소리는 키세가 말을 건 순간 더욱 억눌렸지만, 등과 어깨는 솔직하게 들썩임을 멈추지 않았다. 키세는 손 안의 떨림에 괜히 자기 발목까지 욱신거리는 것 같아, 거세게 날뛰는 통증을 달래듯이 카사마츠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정말, 혼자서 이러고 있기임까."

 

턱끝까지 흘러내린 눈물에 입술을 대자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맛이 났다. 엉망으로 온 얼굴을 적신 그것의 여러 갈래 흔적을 따라, 키세는 정중하게 입을 맞추었다. 턱에, 입가에, 뺨에, 눈가에. 굳이 쪽 소리를 내지 않도록 천천히 입술을 옮겨 갔다. 힘껏 찌푸리고 울던 눈이 점점 힘을 빼고 스르륵 감기는 것을 보고, 키세는 슬며시 웃으며 마지막으로 카사마츠의 눈꺼풀에 입술을 올렸다. 우느라 열이 오른 얼굴이었지만 눈은 더 뜨거웠다. 키세는 느릿느릿 입술을 떼고 이번에는 카사마츠의 귓가에 속삭였다. 생일 축하함다, 선배. 카사마츠는 새빨개진 눈을 크게 떴다. 

 

"내...생일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잖,아."

 

퉁명스럽게 대꾸해도 호흡이 엉망이라, 우는 아이처럼 목소리가 뚝뚝 끊어진다. 키세는 카사마츠의 손가락을 한 손으로 모아 쥐다가 그의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어깨 위로 번쩍 들어 안았다. 카사마츠가 발버둥쳐도 흔들림없이, 성큼성큼 걸어가 락커룸의 문을 열었다.

 

"키세, 무슨, 짓이야!"

"지금부터 선배 생일 파티하러 갈 검다. 선배들도 같이 가실 거져?"

 

문 밖에 어색하게 모여 서 있던 카이조 부원들이 키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퍼뜩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리야마가 몰래 져지 소매로 눈가를 부비고 코보리가 괜히 천장을 올려다보는 것을 봤지만 키세는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카사마츠는 그들에게 등을 보이는 상태로 안겨 있어서 그것을 보지 못했다. 키세는 카사마츠가 주먹으로 등을 퍽퍽 쳐도 어린애처럼 고쳐 안으며 웃을 뿐이었다. 카사마츠는 몇 분에 걸친 저항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하고 축 늘어졌다.

  

"카사마츠 선배, 선배는 뭐 먹고 싶슴까"

"...고기,감자,조림"

"또임까... 그거 말구여."

 

결국 카사마츠와 카이조 부원들은, 눈이 퉁퉁 부은 카사마츠가 좋아하는 오코노미야끼 가게에서 저녁을 먹고, 케익 대신 크레페에 촛불을 꽂으려다 불을 낼 뻔하고, 다같이 쭈쭈바를 사먹고 나서 게임센터에서 밤늦게까지 인형뽑기와 두더지잡기에 열을 올렸다. ("선배 DDR은 안함까? 저거 쿠로콧치가 잘함다." "저런 건 애들이나 하는 거야.") 

 

 

 

 

-

 

 

 

 

"야, 키세."

 

마지막 갈림길을 지나 키세와 단둘이 남았을 때, 카사마츠는 키세를 불러세웠다. 키세가 돌아보자 카사마츠는 그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두 팔을 쭉 뻗었다. 안아줘, 하고 말하듯이. 표정은 언제나와 똑같지만, 눈가가 둥글둥글하게 부어올라서 눈매의 날카로움이 덜하다. 

 

"뭠까, 선배."

"뭐가."

"...솔직하지 못하네여, 정말."

 

키세는 락커룸에서와 마찬가지로 카사마츠를 번쩍 들어 안았다. 아까와 달리 카사마츠는 키세의 어깨에 팔을 둘러, 꽉 힘주어 끌어안았다. 절대 말로는 하지 않지만, 그것이 카사마츠가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임을 키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대로 우리 집에 가면 됨까?"

"줘팬다 진짜."

"넘햇!"

 

 

 

 

 

 

 

 

 

# 오마케1

 

모리야마: 2학년 때 카사마츠 생일날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잠깐 부실에 가뒀었는데, 케익 촛불 켜가지고 들어가보니까 혼자서 펑펑 울고 있었어ㅋㅋㅋ

키세: 그거 이지메라고 생각한 거 아님까...

나카무라: 인터하이 직후였죠​

 

 

 

# 오마케2

 

카사마츠: 크레페 이거에 초를 꽂겠다고?

하야카와: 주장 이(거) 들고있(으)세(요)!

카사마츠: 야 이거 진짜 불 붙이는 거야?

코보리: 카사마츠, 움직이지 마

카사마츠: 야!!! 이거 한꺼번에 불 붙잖아!! 초 18개라고 잠깐만!!! 야 포장지에 불 붙는다고! 아 뜨거워!!!!

키세: 선배애애애애!!!!!!!

모리야마: 다들 도망쳐!!!

나카무라: ...일단 진정하세요. (크레페 불 꺼줌)

 

 

 

 

 

 

-

 

 

센빠이 생일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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